[앵커]
영화 속 내용처럼, 외국에서 한국 출신 조직폭력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베트남에 불법 체류하던 조폭 두목이 우리 교민을 무자비하게 폭행한 뒤 잠적한 것입니다.
피해자와 가족은 또다른 보복을 당할까 지금도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이솔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한 남성이 건물 밖으로 다급히 뛰어 나오고, 반바지 차림의 남성이 걸어 나옵니다.
왕복 4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필사적으로 달려가는 남성.
뒤를 쫓는 반바지 차림의 남성은 느긋해 보입니다.
앞선 남성은 베트남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우리 교민, 뒤쫓는 남성은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조직폭력배 두목 정모 씨입니다.
베트남 호찌민의 한인타운에서 정 씨가 교민을 무차별로 폭행한 건 지난달 19일.
[피해 교민]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려도 성에 안 차니까 재떨이도 들고 때리고. 컵, 병, 재떨이. 뭐 손에 잡히는 것으로…."
교민이 정 씨를 알게 된 건 지난 2019년입니다.
지인으로부터 고향 선배라고 소개받았는데,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피해 교민]
"마약 가져와서 노래방에서 흡입하고. 가게 직원한테 '돈 좀 갖고 와봐' (협박하고)"
악행은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피해 교민]
"마약에 취해서 싸움을 했는데 상대방의 새끼손가락을 입으로 물어뜯어서 절단된 사건이 있었어요. 같이 있으면 정말 큰 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교민은 정 씨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정 씨는 이를 빌미로 교민을 폭행했습니다.
교민은 고막이 터지고 머리가 찢어져 전치 4주 판정을 받았고, 지난달 24일 귀국해 경기북부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습니다.
정 씨는 우리 경찰의 관리대상 조폭으로 확인됐습니다.
[피해 교민]
"범죄도시라는 영화가 호찌민에서 나왔던데. 이거는 정말 무법천지예요. (한국) 법이 아예 미치질 못하니까."
정 씨는 베트남에서 1년 이상 불법 체류 중으로 현재는 잠적한 상황.
경찰은 도주 여부를 파악한 뒤,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릴 방침입니다.
채널A 뉴스 이솔입니다.
영상취재 : 강승희
영상편집 : 유하영
이솔 기자 2sol@ichannela.com